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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각흘산에 오르다(feat 산에서 길을 잃다) 본문

여행&사진/국내

각흘산에 오르다(feat 산에서 길을 잃다)

스톤에이지 2021. 8. 8. 19:47

만만하게 본 게 화근이었다.

그리고 원래 원점회귀를 하던 산행을 어렵지 않은

산행이라고 정보들이 넘쳐나서 내린 결정도 화근이었다.

 

각흘산은 철원과 포천에 걸쳐있다.

 

다들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단순하고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해서, 그냥 일반적인 산행이라고 생각했다.

 

노란색코스로 올라가서 빨간색코스로 내려오면 된다
등산로 입구는 아프리카돼지열병때문에 저렇게 철문으로 되어있다.

 

울창한 숲....모기와 깔따구들이 엄청났다..아 진짜..귀찮은놈들
600미터까진 나즈막한 언덕길이다.
저기서 부터 조금씩 오르막이다.
포탄 낙하지역. 빨간깃발 게양시 올라가지 마란다.
뭐란 소리야...이미 등산로에 있는데....

이미 등산로에 있는데 가란 말이냐 가지 말란 말이냐??

빨간 깃발이 게양되었을 때는 가지 말라는 말을 같이 넣어야지.

저러면 등산로에 오르는 사람들이 헷갈려서 가겠나??

 

정상을 앞두고 있는 문...
저 능선위에 정상이 있다.
각흘산 정상이다.
저 멀리 금학산도 보이고 철원 동송읍도 보인다.
포탄이 떨어지면 화재의 확산을 막기위헤 저렇게 능선을 모조리 나무를 깍아놨다.
탁구가 엄청 힘들어했다.

포탄 낙하지역 능선에는 저렇게 나무를 모조리 깎아서 화재의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능선에서 봐라보는 정상
왜 홀로 서있을까...

분명히 저 27번 문으로 나가면 된다고 돼있었다.

그리고 등산로 이정표는 떨어져서 누군가 27번 문 앞에 뒀다.

 

저길 을 따라 내려가면 바로 하산이다.

 

하지만!!! 하지만...

 

중간쯤 가면 두 갈래의 길이 나온다.

그곳에는 모두 산악회의 리본이 달려있다.

 

등산(GPS)용 어플을 절대 신뢰하지 말라.

저 녹색선이 등산로다.

분명 내 위치는 등산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분명 등산로 주변에 있지만 등산로는 없다.

등산로 주변을 좌우로 왔다 갔다 했지만, 저 녹색의 등산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저 녹색의 등산로를 찾아 산을 헤맸다.

길은 없고, 오로지 능선만 존재하는 곳을 기어서

오르고 내렸다.

 

거기다 가져간 사탕도 떨어지고 날씨는 뜨겁다.

저혈당까지 와서 어지럽고 걸어갈 힘도 없었다.

 

119에 조난 구조를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싶었다.

 

분명 등산로에 위치해있지만 그곳에 등산로는 없다.

그리고 나는 산속을 헤매고 있다.

 

탁구까지 힘들어하는데 진짜 눈앞이 캄캄.

얼마나 능선을 오르내렸을까,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아..... 거의 다 온 거 같다.

 

우여곡절 끝에 도로변까지 나오는 데 성공했다.

 

아...... 진짜 산은 만만하게 볼게 아니다.

그리고, 산악용 GPS는 절대 믿지 말라.

 

이제부터 나의 등산은 원점회귀가 원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