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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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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고싶은말

아버지란 이름에 날개

스톤에이지 2011. 6. 20. 14:44
어느새 연세가 70을 넘기셨다.
항상 어렸을때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 남아계실줄 알았는데......

아직까지 제주도는 한번도 안가보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시고
동생과조카녀석들까지 대동하고 모처럼 큰 걸음하셨다.

짧은 2박3일의 일정이었지만 무었보다 처음 타보시는 비행기에 즐거워하시고
이곳저곳 보시는 모습에 나까지 흥이 절로 났다.

토요일날 비가 오후에 조금 내려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행이라는
약간의 기분좋은 떨림에 큰 영향은 미치질 못했다.

평소 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시다.
대한민국의 그 연세에 아버지들이 다 그러하시듯.
학교다닐때 썩 좋은 성적을 받아와도,상을 타와도 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셨다.
어머니도 내색하시는걸 좋아하시지 않으시는 성품이시라 짧은 칭찬한마디디가 다 였다.
그래서일까 나까지 그 성격이 일부 닮아서 내색하는걸 썩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때부터 아버지와 대화다운 대화를 해본적이 한번도 없다.
둘만이 있을경우 아버지와 난 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말이 먼저 나오질 않는다.

그냥 몇시간이고 같이 있을때 의례적인 식사이야기와 건강이야기로
단 오분이면 부자간의 대화는 끝이 난다.

이번여행에서도 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셨다.
웃음도 별로 없으신분이지만 그래도 어디 가시자고 하면 잘 따라나서지 않는 당신이
이번 여행에 따라 나선걸 보면 그래도 설레임이 조금 있으시지 않았나 싶다.

술을 워낙 좋아하셔서 집에서 술드시고 오신날은 초긴장상태에서 지낸 어린시절.
어머님과 술때문에 많이도 다투셨다.
그래서일까 속썩인 아버지 때문에 아마 내가 고등학교 들어가고부터는 부부간에 말씀이 별로 없으셨다.
아직도 술을 가끔 드시는 아버지가 어머니는 못마땅하기 그지없으시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는지 철부지 어렸을때 술잡수고 들어오시는 아버지가 그렇게 미웠는데
이제는 자꾸만 늙어가시고 당뇨에 살이 빠져 뼈밖에 없으신 아버지를 보고 있으면
눈물이 먼저 흐른다.

왜 그렇게 철없이 굴었을까.
왜 그렇게 몰라줬을까.
왜 그렇게 잘해드리지 못했을까.

어느새 아버지는 내 초등학교 몸무게로 줄으셨다.

언제까지나 아버지라는 이름이 내등에 날개로 남아 있어 어디든 훨훨 날아갈수있게
해주실수 있을거 같았는데.
그 날개가 어느새 떨어져 없어져 버렸다.

                               ▲언제나 어색하신 어머니와 아버지.


                                 ▲한림공원에서......사진을 보고있으면 왜 이렇게 늙으셨는지 내 자신이 원망스러워진다.

▲이 꽃도 언젠가는 시들겠지....


     ▲제주의 초가집처럼 생긴 수석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수국.수국이 지금이 활쫙필때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