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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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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하고싶은말

나를 거쳐간 자동차들

스톤에이지 2011. 4. 15. 16:33
맨처음 자동차를 몰아본게 현장소장의 엘란트라였었던걸로 기억한다.
1995년도에 출시됬던 차인데.
이제 갓 들어간 회사에서 현장소장이 타고 다니던 차였는데 1994년도에
입사를 했으니까 차가출시되고 1년정도는 됬던 아직은 새차였던걸로 기억한다.

소장이 키를 꽂아둔채로 외출을 해서 사무실 마당에서 시동을 걸어보고 주차도
해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다른현장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대전에있던 고속철도건설현장에 옴겨가게
되었다.

현장도 넓고 차가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한 곳이어서 자연스럽게 운전을 배울수있게 됬던곳이다.

맨처음 내가 운전하면서 다녔던 차는 현장차량으로 이용되던 프라이드.

현장에 그 열악한 환경에서도 잔고장 별로 없었던 튼튼했던 차로 기억한다.
여러사람이 탔었고,건설현장의 특성상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했지만 내구성하나 만큼은
탁월했던 차였다.

그러던중 현장소장이 타고 다니던 에스페로를 나보고 인수해보지 않겠냐고 했다.
그당시 연식으로는 1992년식으로 구형에스페로였다.
차에대해서는 현장에서 몰고다니던 그야말로 차에 차도 모르던 나에게 단돈50만원에
인수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바로 차량을 등록했다.

▲DOHC초기모델.내가 타고다녔던 차와 똑같은 차종이다. 이후 모델이 우리가 많이 봐오던 에스페로 되시겠다.

연식도 안봤고,몇키로를 달렸는지도 안봤고,엔지오일은 갈았는지,타이어상태는 어떤지,각종부품은 교환했는지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내 차가 생긴다는 기쁨에 오십만원을 소장님드리고(그래도 직장상사인데 나에게
않좋은차를 팔겠냐는 치기어린생각도 있었다)나도 차량등록부를 만들게 되었다.

현장은 대전이었고 집은 전라도 남원이었으니 예전같으면 버스나 기차를 타고 대전까지와서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사무실근처까지 와서 택시를 타고 들어가야 했었지만 이제는 내차를 타고 빵빵하게 고속도로를 달렸으니
그때 기쁨은 지금생각하면 가슴이 뛸정도다.

하지만 차는 오래가지 못하고 워터펌프를 시작으로 타이밍벨트,타이어,라지에이터,등등 한달에 한껀으로
고장이 나주셨으니, 차를 판 소장한테는 뭐라고 말도 못하고 그나마 쥐꼬리만한 월급이 차량수리로
온통 들어가버렸다.

1996년경 인수했던 이차는 2년을 고생고생하면서 타게되었다.

그러던차에 회사는 부도가 나고 고향근처 전라도 광주로 새로운 회사로 입사하여
다니던 차에 어느날 차가 시동도 걸리지도 않는것이다.

이미 정이 떨어질대로 떨어져서 주차장한곳에서 먼지를 뒤짚어 쓰고있는 저녀석을 모른체 지나치기 일쑤였다.
솔직히 수리비도 엄청나게 나와서 폐차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도2년간 내 발이 되어준 녀석을 그냥 보내기에도 아쉬웠었다.

-2부에 이어-